1. 디지털 변혁시대, 기업의 선택
디지털 변혁은 이제 어디에나 있다. 이 말은 디지털 변혁 자체는 더 이상 기업에게 특별한 차별점이나 경쟁력이 되지 못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디지털 변혁을 하되, 어떤 목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추진할 것이며, 그것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주어야 하는가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 방향을 명확히 조직원들이 공감하고 열정을 갖고 추진하게 하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Zeljko Tekic, Dmitry Koroteev는 'From disruptively digital to proudly analog' 논문을 통해 디지털 혁신과 아날로그 유지 사이에서 기업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시한다.
본 논문은 ‘Digital transformation is everywhere’는 문구로 시작한다.
최근 모든 기업에 필수불가결한 디지털 변혁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 변혁을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정답을 찾기 어렵다. 심지어 최근의 많은 연구들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변혁에 대한 이해와 방식은 매우 모호하다. 이 논문은 이러한 불명확한 이해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 각 산업을 ‘디지털 기술의 사용 정도’와 ‘비즈니스 모델이 디지털로 운영 가능한가’의 두가지 관점에서 4분면으로 구분하고 디지털 변혁 전략의 유형을 정의한다.
2. 디지털 변혁의 핵심 이슈
디지털 변혁에 있어서의 핵심 이슈는 디지털 변혁의 필요성이 아니라 각 회사마다 전환의 성공과 실패 방정식이 완전히 다르다는데 있다. 누군가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것이지만, 누구에게는 소비자와의 소통 방식의 변화이며 누군가에게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내는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기존의 논문들과 연구결과를 살펴본 결과, 최근의 많은 학자들이 다양한 산업에서의 디지털 변혁의 실패사례와 성공요소 등을 연구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산업에 집중하면서 큰 그림을 그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디지털 변혁을 위한 중요한 속성에 차이가 많아 기업의 실무 경영진에게 도움을 주기 어려웠다.
디지털 변혁 전략에 있어 중요한 것은 디지털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이 서로 상생을 이루는 것이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좋은 기술을 이끌어내며, 디지털 기술을 잘 사용하면 비즈니스의 디지털 변혁이 용이 해진다. 이때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의 가치를 어떻게 생성하고, 어떻게 전달하여 재무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지의 세가지 관점에서 비즈니스 모델의 유형을 구분한다.
3. 디지털 전략 프레임워크
본 논문에서는 디지털 적용을 위한 디지털 변혁 전략을 ‘디지털 기술 사용정도’와 ‘비즈니스 모델의 준비도’에 따라 4가지로 구분한다. 그 4가지 전략 프레임워크는 Disruptively digital (완전 혁신적인 디지털 변혁) Technology-led(기술 중심 전략), Business-led(비즈니스 중심 전략), 그리고 Proud to be analog(아날로그 우위 전략)이다.
그리고 이러한 4사분면의 디지털 변혁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디지털 변혁의 목적, 리더십 스타일, 필요역량, 주의사항, 필요한 전술 등을 제안하고 있다. 연구 저자는 각 기업의 디지털 변혁 관리자 및 경영자가 본인이 속한 산업내에서의 성공적인 디지털 변혁의 의미와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 실패 위험을 명확히 함으로써 성공적인 디지털 변혁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데 유용한 지침을 주고자 한다.
① 파괴적인 디지털 변혁 전략 (기술 수용도 上 & 비즈니스 준비도 上)
우버와 아마존, 페이스북, 텐센트 같은 스타트업 기업들이다. 이런 회사들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디지털 기술을 통해 실제적으로 변화시킨다. 이런 변화는 비전을 가진 리더를 필요로 하며 그에 따른 종업원의 창의성도 높다. 다행히 이런 기업의 경우 거의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실패에 따른 타격은 적다. 따라서 이런 기업은 빨리 시도하여 빨리 실패하고 빨리 배워야 한다.
② 비즈니스 모델이 리드하는 디지털 변혁 전략 (기술 수용도 下 & 비즈니스 준비도 上)
보험이나 유통, 미디어 회사와 같은 B2C 기업들이 이런 유형에 속한다. 이런 기업들은 기술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여 그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비전을 가진 리더가 필요하다. 많은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기업들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런 기업의 경우 디지털 변혁에 실패할 경우 회사의 타격이 매우 크다. 따라서 기술적으로 발전한 혁신적 파괴자를 모방하되 제대로 추진하기 위한 조직 구성원의 교육과 고객의 습관 전환이 매우 중요하다.
③ 기술이 리드하는 디지털 변혁 전략 (기술 수용도 上 & 비즈니스 준비도 下)
오일이나 중장비 회사와 같은 B2B 기업이 이런 유형에 속한다.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면서 기술을 지속적으로 도입하는 경우다. 이런 회사의 디지털 변혁은 보통 회사 내부의 오퍼레이션 개선을 통한 비용 감소에 중점을 두게 되며 따라서 실패에 따른 위험이 크지는 않다. 운영 프로세스에의 기술 도입이므로 Bottom-up 방식으로 장려하며 직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 좋다.
④ 아날로그 유지가 좋은 경우 (기술 수용도 下 & 비즈니스 준비도 下)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아날로그의 가치가 필요한 일부 B2C 사업이 이런 유형에 속하는데 명품이나 핸드메이드, 주얼리 등의 시장이다. 아날로그의 가치를 오히려 소비자가 높게 여기는 시장이므로 이들은 아날로그를 추구하며 디지털 기술을 가진 파트너를 통해 일부 프로세스에 디지털 혁신을 도입하여 트렌드에 대응하는 경향이 강하다.
남아있는 이슈와 논문에서 얻을 수 있는 유용성
큰 그림 하에서 디지털 변혁을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나누어 본 것은 의미 있는 연구지만 여전히 해당 산업군에서의 디지털 변혁의 성공 방정식을 명확히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동일 산업군에서 비슷한 전략을 가지고도 성공과 실패가 나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무조건 파괴적인 혁신을 추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별 차별화된 디지털 변혁 전략을 이해하고 그 프레임 내에서 자사의 전환 상태 및 전략 방향을 점검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논문이라고 본다. 또한 지속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전통적인 산업이 파괴적인 디지털 중심 스타트업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므로 변화하는 시장과 경쟁의 틀에서 어떻게 전략을 잡아가야 하는 지에 대한 유용한 가이드를 준다.
4. 디지털 변혁에 대한 기업의 선택
다른 기업들이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남들 하는 만큼 따라하는 기술 도입과 인프라 구축이 많은 상황이다. 잘하지는 못하더라도 안 하는 것 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경우 경영진이 디지털 변혁과 변하는 트렌드에 맞는 고객 가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어떤 사분면에서도 해당 경영자의 가치와 철학이 중요하다. 결국 강력한 리더십 보다는 직원들로부터의 Bottom-up 방식으로의 혁신을 하거나 심지어 아날로그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흔들림 없는 리더의 판단과 추진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실무자에 앞서 경영진이 이런 디지털 변혁을 프레임워크를 명확히 이해하고 기업이 자신의 산업에 맞는 디지털 변혁 전략 방향을 찾아 강력한 리더십으로 끊임없는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 그 기업이 어느 유형에 속하든 필요한 부분이라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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