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로 사랑받는 스포츠 브랜드 Nike의 D2C(Direct-to-Consumer) 전략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1. 혁신과 마케팅의 선도자, 나이키
나이키는 스포츠와 패션의 대명사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브랜드다. 나이키는 1964년 설립하여 처음에는 신발 OEM 업체로 시작했지만, 자체 운동화를 디자인하고 제조하는 것으로 전환하면서 스포츠 전문 브랜드로 성장했다. 나이키가 신발회사가 아니라 마케팅 회사라는 말도 있을만큼 나이키의 마케팅 능력과 브랜드는 세계 최고다. 나이키도 자사의 핵심 역량을 마케팅이라고 말한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드러커는 기업의 가장 중요한 일은 고객의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를 위해 기업이 해야 하는 단 두가지의 일이 혁신과 마케팅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이키는 피터드러커가 얘기한 혁신과 마케팅 두가지로 글로벌 스포츠 시장을 선도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드러커가 말하는 마케팅이란 고객에게 잘 파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그는 "진정한 마케팅은 제품을 만들어 잘 파는 것이 아니라, 팔릴만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했다.
(고객도 알지 못하는 그렇지만)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래서 저절로 팔리게 만드는 것이 피터드러커가 말하는 마케팅이다. 팔릴만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고객에게 집중하고, 고객의 숨은 니즈와 문제를 찾아내어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이 필요한 것이다.
나이키의 마케팅은 고객의 문제를 파헤쳐 해결하는 혁신에서 시작한다.
스포츠 산업은 변화가 빠르다. 그리고 스포츠는 0.1초의 기록 갱신을 위한 영웅들의 도전이기도 하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 가기 위해 신발도 의류도 혁신이 필요하다. 나이키는 단순히 고객 욕구를 파악하고 충족시켜 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최고의 성과를 거두는데 도움이 되기 위한 혁신에 집중했다.
그와 함께 스포츠 정신에 입각한 나이키의 슬로건 'Just Do It'은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인생의 모든 순간 도전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안되면 어때. 그냥 해봐!" 나이키라는 브랜드도 그리스 신화의 승리의 신 니케에서 영감을 받은 이름이다.
지난 22년 11월 글로벌 브랜드 전문회사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나이키는 전세계 브랜드 상위 10위에 올라섰다. 브랜드 가치가 502억 달러로 1300원 기준의 환율로 계산하면 65조 3,757억원에 달한다.
2. 나이키의 유통 혁신
이런 나이키가 글로벌로 유통영역에서도 게임 체인저로 변신했다.
시작은 전 세계적으로 유통 흐름이 온라인으로 변경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2017년부터 D2C를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2017년 나이키는 트리플더블 전략을 발표한다. 2016년에 북미에서 성장율이 하락하고 있던 기간이었다. 경쟁사인 아디다스도 MZ 세대에게 인기를 끌면서 나이키는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이키는 트리플 더블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나이키의 트리플 더블 전략은 혁신 제품 라인업을 두배로 늘리고,생산 효율을 두배로 늘리고, 소비자와의 연결을 두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나이키가 더 빠르게 혁신하고, 제품을 더 빨리 출시하고, 그리고 고객과의 관계 구축에 더 힘을 쏟겠다는 의미였다.
소비자와의 연결을 늘리는 전략의 일환으로 2017년 아마존과 거래를 시작했다. 하지만 2019년, 2년만에 나이키는 아마존과 결별을 선언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온라인으로 옮겼을 뿐 아마존은 여전히 유통업체이고, 유통업체에 입점한 제조 브랜드가 고객에게 제대로 된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것이다.
아마존은 세상에서 가장 많은 제품을 팔고,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며, 가장 빠르게 배송하고자 하는 유통 업체다.
아무리 나이키가 글로벌 브랜드여도 아마존에서는 가격 할인이나 프로모션, 상품 진열이나 브랜드 노출 어떤 것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고객과의 연결 관점에서 내 제품을 사는 고객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고객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다.
나이키는 소비자들이 기존의 오프라인 구매 경험에서 벗어나 온라인에서 살펴보고 클릭 한번으로 구매하는 트렌드가 점차 대세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더 이상 유통업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경험을 확보할 수 있는 자체 브랜드몰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2019년, 2년만에 나이키는 아마존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아마존에서 제품을 철수한다. 그리고 ‘소비자와 직접 관계를 맺고 고객경험을 향상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발표하며 본격적인 D2C 선언을 하게 된다. 이와 함께 Chief Digital Officer가 이끄는 나이키 다이렉트 조직을 신설한다.
3. 나이키의 디지털 혁신 방식
나이키는 자체 브랜드커머스몰을 만들었다.
그리고 커머스 몰에서 수집되는 고객 데이터의 분석과 활용 강화를 위해 다양한 디지털 테크 기업도 인수했다.
2018년에 개인화된 마케팅 제공을 위해 조디악(Zodiac)이라는 데이터 분석 회사를 인수했고, 2019년에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셀렉트(Celect)’를 인수했다.
직접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의 트렌드를 빠르게 분석하고 제품 기획에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익스프레스 라인(Express Line)’이라는 생산 시간 단축 시스템을 운영하여 상품 기획에서 매장 출고까지 이르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있습니다.
자체 온라인 커머스 몰을 만들며 나이키는 기존의 오프라인 매장과의 매끄러운 고객 경험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합하여 온라인에서 고객이 직접 제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구매한 상품은 매장에서 직접 픽업하거나 배송 받을 수 있게 선택하여 쇼핑 편의성을 높였다.
그리고 오프라인에서의 쇼핑 편의성을 위해 소규모 매장인 Nike Live 매장 등 새로운 컨셉의 매장을 도입했다.
또한 나이키는 온라인 오프라인 어디서든 나이키를 구매할 때 특별한 혜택과 리워드를 제공하는 나이키 멤버십을 오픈했다. 이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고객 경험을 통합하고, 어디에서 나이키를 사던지 그 데이터가 나이키의 데이터 센터에 축적되게 했다.
그리고 나이키는 구매 시점의 고객의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했다.
구매 데이터 뿐 아니라 고객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순간의 경험에 집중하고 고객들의 사용 경험 데이터를 모으고자 했다.
그래서 커뮤니티 앱인 나이키 런 클럽을 런칭해서 달리기 하는 사람들이 서로 모여 소통하도록 도왔다.
판매가 아닌 사람들이 만나는 공간인 나이키 런 클럽은 전세계에서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루틴을 지키고, 스스로 도전하는 것을 도와준다.
나이키 런 클럽을 통해 나이키는 고객들과 연결되고, 그들의 일상의 데이터, 운동 데이터를 축적한다.
Direct로 고객을 만나는 커머스 앱과 커뮤니티 앱, 여기서 모아지는 양질의 데이터, 이런 데이터의 실시간 분석과 트렌드에 맞는 상품 기획, 빠른 생산 및 공급 시스템 등 기업 밸류체인 전반의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혁신은 나이키가 디지털 시대에 지속적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고 확대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4. 나이키 NIKE의 D2C 이후 성과
2020년 코로나로 인해 글로벌 업체들이 모두 혼돈의 시기를 보낼 때 나이키는 D2C 덕에 매출 감소 위기를 극복하게 된다.
특히 코로나 초창기인 2020년 6월~8월 3개월간 오프라인 매장의 폐점 등으로 나이키의 매출 또한 감소하였지만, 대신 이커머스를 통한 매출은 85%나 성장하면서 매출 하락을 적극 방어할 수 있었다. 특히, 자체 온라인 몰의 비중이 기존 15%에서 해당 기간 30%까지 늘어나면서 D2C몰로의 소비자 유입을 가속화할 수 있었다. 당연히 유통 업체 의존도가 줄어들고, 온라인에서의 고객 연결이 늘어나면서 고객의 브랜드 경험도 더욱 개선할 수 있었다.
나이키 IR 자료에 의하면 22년 나이키 매출의 42%가 나이키 다이렉트,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 직영몰에서 나왔다.
나이키의 매출이익율은 21년 44.8%에서 22년 46%까지 증가했는데, 그 중 1.3%p는 D2C에 의한 증가라고 발표했다. 유통을 통하지 않는 D2C는 수수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만큼 더 저렴하게 판매를 하면서도 기업의 이익을 늘릴 수 있다. 물론 매출 규모가 적다면 시스템 구축과 운영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 있지만, 나이키는 빠르게 온라인 판매 비중을 올렸기 때문에 자체몰을 통해 가격 통제와 이익 확대, 브랜드 경험 확대와 고객 데이터 확보 등 다각도로 최대한의 D2C몰의 잇점을 누리고 있다.
특히 북미지역에서의 매출을 보면 2022년 D2C 매출이 87.3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48%에 달한다. 그리고 2020년 대비 유통 업체 통한 매출은 2.7% 증가했지만, D2C 매출은 71% 증가한 것을 알수 있다. 그리고 글로벌 모든 지역에 걸쳐 자체 D2C 매출은 유통 업체 매출 성장을 뛰어넘는다.
이런 D2C 기반의 디지털 혁신에 힘입어 나이키는 코로나 기간에도 꾸준히 주가가 상승했다.
ㅎㅎ
S&P500 지수와 비교해도 뛰어난 상승율을 보인다.
5. D2C가 성과를 높여주는 이유
1. 더 높은 마진 :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를 하면 유통 업체도 이익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낮은 가격에 공급하거나 판매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나이키는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함으로써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하는 것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하여 높은 마진을 얻고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2. 더 나은 고객 통찰력 : 나이키는 D2C를 통해 전세계 고객과 직접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그들의 데이터를 모두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고객들의 선호도, 그들의 구매 패턴, 구매 장소, 행동 데이터 등 소중한 데이터들을 직접 확보함으로써 남들은 알 수 없는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갖게 되었다.
3. 더 빠른 혁신 : 모여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르게 소비자들의 니즈와 새로운 트렌드를 발굴하면서 더 빠르게 제품을 혁신하고, 제품 출시 전략을 각 지역별로 차별화할 수 있었다.
4. 더 높은 브랜드 경험 관리 : 나이키가 전달하고자 하는 브랜드 이미지, 제품 구색, 가격 책정 등 나이키는 D2C를 통해 직접 관리가 가능해져 고객들이 최고의 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5. 경쟁우위 : 나이키는 D2C와 멤버십, 커뮤니티 등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그들의 데이터를 확보면서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가지게 되었다.
2023년은 나이키가 50주년 되는 해다.
위대한 기업이 30년 이상 가는 것이 매우 힘든데 신발, 의류 같은 패션 브랜드가 50년에 걸쳐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 사랑 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이키는 제품 혁신과 브랜드 혁신으로 지속 경쟁력을 재구축 해왔고, 지난 5년간 디지털 혁신을 통해 디지털 시대에 가장 중요한 디지털 리더십을 독보적으로 추진해 가고 있다. 쌓여진 고객 데이터는 도망가지 않는다. 고객들과 쌓은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애정, 브랜드 충성도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혁신의 아이콘 나이키가 지속 성장하는 비결이다. 그리고 D2C는 매출 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키우고 싶은 어떤 기업도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필수 혁신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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