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C가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Direct to Consumer라는 용어의 약자입니다.
소비자를 직접 확보하기 위해 자사몰을 만드는 제조업체가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1. 이커머스 트렌드
고객들의 소비 패턴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이커머스 시장은 그야말로 초전쟁입니다. 쿠팡이나 11번가, 네이버쇼핑 등 이커머스 업체들 뿐 아니라,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과 홈쇼핑 업체들도 각자 이커머스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그룹내에 쓱닷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1년에 이베이를 인수했죠.
쿠팡은 와우 회원 대상의 다음날 아침 배송과 무료 반품의 고객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 온라인 쇼핑몰로 성장했습니다. 2022년 7월 쿠팡의 MAU(월 활성 사용자, Monthly Active User)가 2700만을 넘어섰습니다. 2위인 11번가의 9백만과 비교해 세배 수준입니다. 쿠팡의 발표에 의하면, 22년 3분기에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활성 고객은 1,799만명으로 지난해보다 7% 늘었다고 합니다. 1인당 고객 매출은 38만원(284달러)으로 19% 증가했다고 하죠.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 등 내부 수익 전환 노력으로 22년 3분기에 첫 이익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는 검색 플랫폼이지만 이제 스마트 스토어와 브랜드 스토어를 기반으로 우리나라에서 고객들이 가장 많은 쇼핑을 하는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카카오는 선물하기 기반으로 쇼핑 시장에서 조용히 점유율을 확대해 가고 있습니다.
2. D2C 커머스는 왜 확대되고 있을까?
유통 업체만이 아닙니다. 제조 업체들도 앞다투어 이커머스몰을 오픈하고, 온라인시장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제조업체가 별도의 유통업체를 통하지 않고 직접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를 최근에 D2C라고 부릅니다. ‘Direct to Consumer’의 약자입니다. 그런데 제조업체들은 왜 온라인몰을 직접 구축하고 운영하려고 할까요?
유통업체는 상품 진열과 광고, 프로모션을 통해 제품을 노출시켜주고 구매와 배송을 지원합니다. 제조업체에서 만든 상품을 최종 소비자에게 노출하고 구매할 수 있게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하죠. 제조업체는 유통을 통하지 않고 자체 D2C몰을 운영하면 유통 마진을 지급할 필요가 없으니 수익성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조업체가 온라인 몰을 운영한다고 갑자기 고객들이 해당 몰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유통업체만큼의 고객을 모으기 어렵고 그만큼 절대적인 판매량을 확보하기 쉽지 않습니다. 제대로 고객을 유입시키려면 그만큼 광고와 프로모션을 통해 온라인몰을 고객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획기적인 가격 할인 등을 통해 다른 곳이 아닌 자체 온라인에서 구매하게 하는 노력도 필요하죠. 하지만 그렇게 되면 기존의 유통 업체와의 갈등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제조업체는 브랜드의 노출 효과와 판매량 증가를 위해서 일반 유통 채널을 통해 상품을 공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온라인몰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투자 뿐 아니라 온라인 몰 운영 경험이 있는 핵심 인력 확보도 필요로 합니다. 매우 큰 투자이자 장기적으로 역량을 키워야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D2C몰을 여는 이유는 대부분 한가지입니다. 바로 데이터입니다. 어떤 연령의 고객이 어떤 상품을 사고, 해당 상품을 살 때 어떤 상품을 함께 사는지, 각 상품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남기는지를 아는 것이 바로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존에는 이런 고객 데이터는 모두 유통업체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D2C 몰을 오픈해서 직접 제품을 판매하게 되면, 기존에는 없던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핵심 고객이 누구인지와 그들의 반응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고객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상품을 기획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자체 채널을 통해 브랜드 충성 고객을 만들어갈수도 있게 됩니다.
3. 나이키도 D2C가 핵심 전략
나이키는 전세계 스포츠용품 제조업체 중 독보적인 브랜드인데요. 코로나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7년부터 D2C를 핵심 전략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2021년말 나이키의 글로벌 D2C 매출 비중이 38.7%까지 증가했다는 놀라운 발표가 있었습니다. (나이키의 D2C 사례는 다음에 더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나이키는 D2C 매출 증가에 자체 온라인몰 구축 뿐 아니라 디지털 커뮤니티와 디지털 멤버십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D2C 몰을 적극적으로 투자한 직후 Covid-19가 터지면서 비대면 시장이 활성화된 덕도 많이 보았습니다.
나이키 커머스앱과 커뮤니티앱을 통해 나이키는 전 세계의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나이키 멤버십은 오프라인으로 쇼핑하는 고객들의 정보와 그들의 제품 구매 패턴까지 통합하여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게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더 나은 제품을 개발하고 더 좋은 고객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당연하겠죠.
나이키는 D2C를 하기로 결정하고 고객 데이터 분석 강화를 위해 다양한 디지털 테크 기업도 인수했는데요. 2018년에 개인화된 마케팅 제공을 위해 조디악(Zodiac)이라는 데이터 분석 회사를 인수했습니다. 2019년에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셀렉트(Celect)’도 인수했습니다. 데이터 전문 기업 인수는 마케팅 전문 회사라고 우리가 흔히 얘기하던 나이키가 데이터 전문 기업이 되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데이터의 직접적인 수집과 분석 역량은 기업이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는 핵심 경쟁력이라는 것을 잘 이해한 것이죠. 직접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의 트렌드를 빠르게 분석하고 제품 기획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익스프레스 라인(Express Line)’이라는 생산 시간 단축 시스템을 운영하여 상품 기획에서 매장 출고까지 이르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있습니다.
Direct로 고객을 만나는 커머스 앱과 커뮤니티 앱, 여기서 모아지는 양질의 데이터, 이런 데이터의 실시간 분석과 트렌드에 맞는 상품 기획, 빠른 생산 및 공급 시스템 등 기업 밸류체인 전반의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혁신은 나이키가 디지털 시대에 지속적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고 확대할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4. D2C를 통한 데이터 경쟁력
소비자에게 잘 알려진 파워있는 브랜드일수록 D2C는 더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D2C몰을 구축하고 해당 몰에 고객을 유입시키고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을 확대하려면 매우 긴 시간과 비용의 투자를 필요로 합니다. 고객들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엄청난 시간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만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의 데이터를 통해 더 좋은 상품 전략과 고객 경험 선사가 가능해 지고, 이런 경쟁력은 지속 강화되고 경쟁사와의 격차를 점점 벌리게 되는 힘이 됩니다.
아날로그 시대에 고객의 소비 데이터는 유통 업체의 전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과 D2C 전략은 제조업체가 직접 고객을 확보하고 고객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이제 데이터를 모으는 것에 유통업체와 제조업체가 따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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