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식의 세계화를 지향하는 서진이네 방송이 시작됐다.
말은 한식의 세계화라고 했지만 방송의 목적은 기본적으로 시청자를 확보하는 것일테다.
하지만 기존에 나영석이 시작한 윤식당과 마찬가지로 서진이네는 방송이라는 플랫폼에서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연결함으로써 콘텐츠의 재미와 한식의 세계화라는 두개의 목적을 다 달성한다.
이 글은 최근 핫한 서진이네를 경영과 혁신의 관점에서 풀어보고자 한다.
1. 서진이네는 어떤 방송인가_출연진과 촬영지
CJ ENM의 채널인 TVN에서 방영하는 서진이네는
이서진이 사장이고, 정유미와 이서진은 이사와 부장님, 방탄소년단의 뷔(김태형)과 최우식은 아직 인턴사원으로 한식당을 운영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서진과 박서준, 정유미는 이미 윤식당때부터 호흡을 맞추어 온 베티랑 직원들이다
여기에 기존에는 없던 신입들이 들어왔다. 세계에서 가장 잘생긴 미남이자 월드스타라는 호칭도 부족한 방탄소년단의 뷔(김태형)과 기생충, 그해 우리는 으로 넷플릭스에서도 잘 알려진 배우 최우식이 그들이다.
특히 박서준과 김태형, 그리고 최우식은 평소에도 친하게 지내는 친한 형동생으로 서로 호흡이 좋다.
서진이네의 촬영지는 멕시코의 관광지 바깔라르다.
바깔라르가 어디 있는지부터 알아보자.
멕시코 동쪽에 있는 바깔라르는 과테말라와 인접해 있고 쿠바와도 바다 건너 인접해 있다.
호수가 엄청 크고 멋진 풍광을 가진 관광지로 바깔라르 호수는 7가지의 색을 볼 수 있다고 할만큼 시간에 따라 다른 풍광을 보여준다.
촬영에서도 현지에는 차가 별로 없고 대부분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 서진이네가 숙소에도 자전거가 두대 있었다
프로그램에서 출연진들은 칸쿤까지 비행기를 타고 16시간을 간 후 거기서부터 버스로 4시간을 이동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먼 여정이지만, 최근 칸쿤까지 신혼여행을 가는 분들이 많은 걸 보면 조만간 칸쿤에서 바깔라르까지 다녀오는 여행객들이 늘어날 것 같다.
여행사들도 여행상품을 늘리지 않을까 한다.
인데 바깔라르는 현지에 사는 주민부터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국 분식을 판매한다. 그들이 선택한 메뉴는 기존에 글로벌로 많이 전파된 불고기나 비빕밥, 갈비가 아니다.
그들은 전통적으로 한국인들이 매우 사랑하는 분식인 떡볶이, 핫도그, 라면, 김밥을 주된 메뉴로 선택했다.
음식 자체도 낯설지만 이름도 외국인들에게는 참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방송에서도 식당 손님들은 김밥이나 떡볶에 발음에 매우 힘들어했다.
그나마 라면은 벌써 해외에서도 매우 인기있는 한국 음식인데, 이번 기회에 불닭 볶음면과 삼양 라면이 해외에서 불티나지 않을까 한다. CJ 제일제당의 비비고 핫도그도 맛있는데, 그것도 해외에 수출되고 있겠지?
2. 서진이네가 인기인 이유_ 익숙하고도 낯설게 섞기
서진이네가 방송가에서 심상치 않다. 첫번째 방송의 시청율이 8.8%라고 하고, 두번째 시청율은 9.3%다.
윤식당의 시청률이 14.1%에서 시작해서 10.7%로 끝난 것에 비하면 낮은 시청률로 보일 수 있지만, 최근 OTT로 시청 패턴이 바뀐 것을 감안하면 시청률 9.3%는 작은 수치가 아니다. 실시간으로 티빙으로 시청한 나 같은 사람은 체크하지 않은 수치이기 때문이다.(물론 지금 최근에도 과거의 시청률을 그대로 쓴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온라인에서도 실시간으로 화제다.
오늘은 기업 경영 관점에서 서진이네를 보기 때문에 제목과 마찬가지로 어떤 익숙한 것들을 어떻게 낯설게 섞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1) 한국인에게 익숙한 메뉴인 분식 vs. 한국인에게 낯선 관광지 바깔라르
사실 최근 몇년 나영석 PD가 만들어낸 다양한 음식 만들기 프로그램으로 인해 식당 프로그램은 매우 진부한 콘텐츠다. 해외에서는 윤식당으로 국내에서는 삼시세끼가 성공한 이후,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식당 프로그램이 매우 많아졌기 때문이다.
금번 서진이네는 이런 진부해진 콘텐츠를 가장 익숙한 것과 가장 낯설은 것을 섞음으로써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시도를 했다.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메뉴인 분식을 한국인들이 거의 들어보지 못한 관광지인 멕시코의 바깔라르에서 판매한 것이다.
만약 외국인들에게 이미 익숙한 갈비나 불고기, 비빔밥이었다면 새롭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핫도그와 떡볶이, 라면과 김밥이라니...
앞으로 해외에 떡볶이, 만두, 핫도그 많이 수출해 주세요..
이건 완전 꿀조합!
이런 메뉴를 우리가 평소에 거의 들어보지 못한 곳에 있는 주민들이 먹게 된다는것!
매우 신선한 풍경이고, 주민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바깔라르가 어떤 곳이고 어떤 풍광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고 어떤 관광객들이 오는지 모든게 새롭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가장 익숙하고 좋아하는 음식인 분식이 낯선 그들에게는 어떻게 보일지가 매우 궁금한 포인트다.
그간 봐왔던 대로 동남아의 휴양지 발리나 스페인의 가라치코도 외국이긴 하지만, 사실 이미 한국인들에게 발리나 스페인은 많이 익숙해진 관광지다.
그런면에서 멕시코의 바깔라르는 국내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선택지다.
2) 식당 예능에 익숙한 이서진과 박서준, 정유미 vs.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 뷔와 최우식
이서진과 박서준, 정유미의 캐미는 이미 두차례의 윤식당 촬영을 통해 매우 익숙하다.
특히 이서진은 윤식당 뿐 아니라 삼시세끼나 해외 단독 예능 등 너무 닳고 달은 나영석 PD 프로그램의 단골 출연자다. 그가 무심하면서도 세심하고, 명석해 보이면서도 단순한 캐릭터는 이미 시청자들에게 매우 익숙하다.
따라서 그들 정직원 세명의 캐미는 새로울 것이 전혀 없다.
이번에 새로운 캐릭터로 들어 온 방탄소년단의 뷔, 김태형은 예능 출연이 거의 없었던 글로벌 스타다. 방탄소년단 자체 예능 프로그램인 달려라 방탄에서는 그의 다소 엉뚱하면서도 매력적인 예능감각이 빛을 발했지만, 그건 팬들만 볼 수 있었던 모습이다. 미국 빌보드와 버라이어티쇼 무대에서 빛을 발하던 방탄소년단 멤버가, 전세계 스타디움을 돌며 공연하던 뷔가 예능에서는 어떤 모습일까? 심지어 그가 설겆이와 서빙을 하는 식당의 인턴이라니.
그런데 낯을 가리는 김태형이 사실은 사석에서 매우 친한 박서준과 최우식과 함께 방송을 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는 낯설지만, 자신들만의 익숙한 편안함을 선보여주면서 새롭고도 익숙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뷔의 23년 3월 4일 현재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5,746만명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를 가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을 가진 슈퍼스타다. 그런 그가 설겆이를 하고 소스를 준비하고, 서빙을 하는 장면은 매우 사랑스럽고 팬들이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웃음을 준다.
진부할 수 있었던 기존 출연진에 글로벌 스타를 초대하고, 그들 사이의 친근함과 서로를 향한 배려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방송이 사람들로 하여금 편하게 방송을 볼 수 있게 해준다.
3) 외국인에게 낯선 한식 vs. 익숙한 글로벌 스타들
어쩌면 이 부분이 서진이네를 통해 한국과 한국 음식을 알리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하게 될 것 같다.
서진이네는 TVN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OTT인 Tving에서 볼 수 있고, 해외 시청자들도 원하면 얼마든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그들은 뷔를 사랑하고 최우식과 박서준이 좋아 방송을 보겠지만, 결국 방송 내내 한국 음식을 조리하는 모습과 한국 음식을 먹는 모습, 그리고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장면을 보게 된다.
이번 방송을 보면서 PPL로 들어왔을 법한 몇가지 브랜드들을 보게 되었는데 불닭면이 오프닝에 계속 나왔고, 라면 메뉴는 삼양 라면을 쓰고 있었다. 비비고 만두가 떡볶이의 토핑으로 들어가고, 방송 중간에 박서준이 타서 마신 커피도 PPL이다.
사실 나는 방송을 하는 내내 나오는 PPL 제품에 대해 전혀 거부감이 없었음을 밝힌다.
이 방송은 한식 세계화를 추구하는 CJ가 만든 방송이고, CJ 비비고와 삼양라면 등의 식품들이 나온다. 그리고 한국 식품들이다. PPL 열심히 해서 해외 수출 잘되었으면 좋겠다.
전세계 사람들이 하루에 한곡 한국 음악을 듣고,
일주일에 한번 한국 음식을 먹고,
한달에 한번 한국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고 말하는게 CJ 이재현 회장의 꿈이었다.
그런 CJ가 외국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 콘텐츠를 만들었으니 당연히 우리 음식들이 소개되어야 한다.
그런데 음식 소개만 하고 막상 그들이 한국 음식을 접할 기회가 없다면? 한국에 와서 먹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면?
다행히 CJ와 오뚜기, 농심 등이 글로벌로 한국 식품 수출을 엄청나게 하고 있다고 한다.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신라면 먹기가 유행이고, 한국인들은 스위스에 가면 꼭 이 장면을 인증샷으로 남긴다.
방탄소년단이나 박서준, 최우식 같은 매우 익숙하고 친근한 글로벌 스타들이 좋아하는 한국 분식을 방송 내내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그들에게 한국 식품들은 매우 익숙해질 것이다.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비비고 만두가 그들이 방송 이후 마트에 갔을 때 찾기 쉬운 곳에 진열되어 있기를 바랄 뿐이다.
국내 시청자들은 방송을 보면서, 멕시코의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우리의 분식을 소개하는 것에 대한 설레임, 그들이 먹으면서 맛있다고 고개를 끄떡일 때의 만족감, 우리가 좋아하는 스타들의 엉뚱하고 어설픈 모습을 보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다 범벅한 매우 흡족함과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그것이 서진이네가 인기있는 이유다.
3. 기업의 혁신 _ 낯설음과 익숙함의 경계에서
낯설음과 새로움은 혁신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너무 큰 변화와 낯설음은 사실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
흔히 우리는 책을 읽을 때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얻기 위해 책을 읽는다. 하지만, 조사 결과에 의하면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책은 70~80% 정도의 익숙함이 있고 20~30%의 새로움이 있는 책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즉,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고, 자신이 아는 것을 보고 싶어하기 때문에 자신이 아는 영역이 책에 나오면 내가 아는 것이 들어있는 그 책이 제대로 된 책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열고 읽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20~30%의 새로움을 새롭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100% 낯설음으로 가득한 책은 지루해서 끝까지 정독할 수 없거나, 아니면 제대로 된 지식이 들어있지 않은 책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 책의 콘텐츠에 공감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방송이나 책이나 기업이나 브랜드나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은 익숙함 속에서 낯설고 새로운 것을 얻고 싶어한다. 애플의 혁신이 완전 세상에 없던 혁신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제품들의 새로운 방식의 조합이었던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익숙한 것들을 어떻게 낯설고 새로운 것과 섞어서 편안하면서도 동시에 설레임을 느끼게 할 것인지,
우리가 매일 먹는 떡볶이와 핫도그가 왜 서진이네에서는 그토록 설레이고 흥분되는 음식이 되는지,
우리 기업의 제품과 브랜드가 어떻게 고객에게 편안하지만 설레임을 주는 제품으로 가게 할 것인지 혁신을 그 관점에서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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